* 득음의 경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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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음의 경지
* 김영천
골짜기를 따라 콸콸 흐르는
물소리.
어떤 이는 생명을 듣고
어떤 이는 노랫가락을 듣는다 하나
나는 겨우 물 흐르는 소리나 들을 뿐
따로 그 심오한 뜻을 헤아리지 못한다
골을 더욱 깊게 하는
나무나 풀잎이 되어보지 않고는
도무지 알아듣지 못할 파열음.
그렇구나, 한낱 흔들림만 가지고도 평생을 살거나
욕심 없이 늘 제 자리를 지키는
때로는 미련 없이 제 목숨을 비우는
그런 마음이 아니고는
저 깊은 소리를 해독하지 못하는 것이구나
나는 손을 담구어 그 맑은 소리를 건지려 하나
다만 허사만 수없이 움켜 쥐는 것이다
보아라, 어떤 나무는 뿌리째 골짜기에 담구고
득음의 경지에 이르렀는지
제 온 세상을 파르르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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