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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가에서 아리따운 아가씨가 물을 건너지 못해
어쩔 줄을 모르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마침 노승과 그를 섬기는 젊은 수도승이 그곳에 이르렀다.
아가씨는 반색을 하며 젊은 스님한테 도움을 요청했다.
"스님, 저를 업어다 이 냇가를 건네 주시면
그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그러자 젊은 스님은 정색을 하며 화를 내며 말했다.
"우리 승가에서는 여자를 가까이하면 파계라 해서
내쫓김을 당하는데 어찌 젊은 처녀 가 그런 요구를 할 수 있습니까?"
난처해진 아가씨는 할 수 없이 노스님에게 도움을 청했다.
노스님은 선뜻 등을 내밀 며 말했다.
"이리, 업히시우."
노스님은 아가씨를 업어 내를 건너 내려주고는
계속해서 갈 길을 재촉했다.
길을 가 면 갈수록 젊은 스님의 마음에는 온갖 의심이 떠올랐다.
'내가 여지껏 스승으로 모신 이 사람은 혹시 엉터리 땡초가 아닐까?'
한번 일어난 의심은 좀체 사라지지 않고 점점 커졌지만
젊은 스님은 이를 꾹꾹 참으며 십 리 길을 더 갔다.
드디어 젊은 스님은 의심하는 마음을 도저히 누를 길이 없어 폭발하였다.
"스님은 어찌하여 그럴 수가 있습니까?"
젊은 스님의 목소리는 분노를 이기지 못해 떨리고 있었다.
노스님은 가만히 제자를 바 라보았다.
"아까 처녀를 업고 물을 건너지 않았습니까?"
젊은 스님이 이렇게 말하자 노스님은 낮 은 목소리로 말했다.
"예끼 이놈, 나는 그 처녀를 냇가에 내려놓고 왔는데,
네 놈은 아직도 그 처녀를 나에 게서 뺏어 업고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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