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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검사에서
축구감독 적성이라면
아주 희귀하고 촉망되는 직업입니다
아이 이야기가 나왓으니 말이지만요
내 아들 둘은 정말 축구광입니다.
하루라도 공을 차지 않으면
발에 가시가 돋는다는 아이들입니다.
물론
군바리하는 아이도
시간만 나면 공을 차서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고
월드콥 기간에도
시간만 나면 공부 대신에 공을 찬다는 아이는
니는 공부는 언제하나?
하면 월드콥 보면서 공부한다고 합니다
술은?
술도 월드컵 보면서 마신다고 합니다
공을 잘 차고 못 차고가 아니라
이토록 열심히 하는 것은 다 선천적인 소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차분이가 그런지
딸랑이가 그런지 모르지만서도
그 기질이 어디 하늘에서 떨어졌습니까?
다 내려온 물려받은 적성이니
그리아시고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개발하여
잘 키우 보시기 바랍니다.
헌데
그 소질이 넘겨준 사람이 과연 누굴까?
궁금한
사천의 두칠이
> 오즈 님이 쓰신 글입니다.
> 한국축구가
> 다른나라와 승부를 겨룰때 마다 남편은 부재중.
> 딸은 엄마가 가꾸고
> 아들은 아빠와 공도 차고 같이 뒹굴어야 한다고
> 생각하는 나의 생각에 번번히 위배지만.
> 그렇다고 남편을 고삐에 매어두랴!
>
> 평소 나. 우리부부는 스포츠에 도통 관심 없는 사람들이라
> 박찬호도 세리 골프도 88 올림픽도 본 기억이 없고
> 밤 아홉시 일기예보 하기 전에 내보내는 스포츠 뉴스에서
> 승부장면만 보는 것 조차 성가신 사람들이다
> 그렇지만..그래두...우리땅에서 한다니께...
> 방송이니 신문이니 심지어 우리아이들 마저
> 뭐니뭐니 오만것 죄다 2002 월드컵에 끌어다 붙이는 것이
> 맘에 안들고 . 경기장 시설 끝내준다...에
> 쩌그 ~ 외국 어디에서도 돈은 당최 못 벌었다잖어~ ...
> 사상 최대의 월드컵 경기라고 하니께..지켜는 봐야지.
>
> 쪼매난 공하나 갖고서리
> 땀 뻘뻘 흘리믄서 일루 갔다 절루 갔다
> 생각해 보면 참 얼마나 거시기 한 짓인가마는...
> 아침에 학교 가는 아이들 뒷꼭지에다
> "피자랑 통닭이랑 알지!
> 아빠랑 같이 축구 보게 끝나면 곧바로 집에 와~"
> 결혼 후 남편에게 곧장 집으로 와요! 소리 못해보는 대신
> 아이들 뒤통수에다 대고는 곧장 집으로 오라는 말을 자주 한다
> 다섯시 반쯤 되어 헐레벌떡 뛰어 들어온 딸랑이
> "엄마, 피자~ " 외쳐 놓고 목욕탕 들어간 사이..
> 전화통에서는 불이 난다
> "으응...그래..누구니? 딸랑이? 샤워중인데...
> 어쩌면 ...아빠하고 집에서 볼지도 모르는데..."
> 지난번 운동장에 단체 응원 간 친구들 말이
> 공도 잘 안 보이고 넘 시끄러워서 뭐가 뭔지
> 악 쓰는 통에 축구경기는 본 것 같지도 않다던데...
> 배달 된 피자에 코를 박고 집에 있기로 결정...
>
> 안즉 하나가 더 와야 하는디...
> 상 차리면서 연신 시계 보려니 일곱시.
> 띵- 똥! 소리와 함께 딸아이 등장
> 길거리 응원 안가고 집에 와 준게 기특하지만
> 심드렁 하게..."으응.. 왔니?
> ....샐러드 듬뿍 있으니까......피자도 먹구..."
> 잠시 후 콜라에 양념통닭 도착.
> 여덟시 남편을 시내에 내려주고
> 밀리는 길을 뚫고 집으로 돌아오니 아그들은
> 텔레비젼에 코를 박고 엄마에게 연신 설명중
> "엄마, 쟤네들 너무 잘해서 우리선수들 기 못펴고..."
>
> 우째서 우리들같은 운동맹 한테서
> 축구코치라는 적성을 가진 아이가 생겨 났는지 ....
> 적성검사 쪼가리 가져 온 이후
> 나의 최대 불가사의 중 하나가 된 딸아이.
> "오늘 경기는 무지 힘들거야!".......
> 아이스크림 먹다가 벌떡 벌떡 몇번 일어나더니..
> 드디어는 안타까움에 드러누워 맥을 못춘다
> "아, 좀 일어나~~~~~ 그 이불 좀 치우고..."
> "안돼. 엄마....지금 내 가슴이 어떤지 ....
> 제발 나한테서 담요마저... 빼앗아 가지마..플리즈....
> 엄마....흐흑~ 나.... 담요애착인가 봐!!!"
> 울집 거실에도 울엄마 문자로
> "미친년 궁댕이 하나도 못 붙일..." 쬐매난 소파 라는게 있지만
> 잠시잠깐 엉덩이 걸칠때만 사용할 뿐
> 네식구 모두 바닥에 드러 눕거나 서로 찐드기 하거나...
> 일년내내 "덥다!!"고 외치는 남편 빼고
> 나머지 셋은 이불 둘둘 말고 사는 "담요애착증" 임에 분명하다.
>
> 아빠가 외출하고 없으니
> 세기적인 축구대결을 재미있게 봐야 할 의무는
> 내게 떨어진 셈.
> 전반적 이탈리아의 선점으로 딸아이는 풀이 죽어
> 말한마디 없이 눈알만 굴리다
> "저 봐.. 쟤네들 거칠기도 하지만...진짜 잘한다..."
> 흐응~ ...
> 흥분해서 "아으윽~ 조져라 죠져~~ "를 외쳐대는
> 딸랑이에게 "야아, 스포츠란 정정당당한 것이여~" ...
> "아흑~ 엄마아....저러다 지고 말겠어...!!!"
> 입 밖에 내어 말은 안했지만
> 그려..벅찬 상대인디.....그리 만만 허겄냐...
> 그나저나 오늘 지고나면 방방 뛰고 난리도 아닐낀데..
> 내혼자 둘이를 우째 말리꼬....
>
> 후반전 들어 우리선수들이 어느정도 정신을 차리고
> 공이 왔다갔다 하기 시작하자 아이들은 더욱 흥분해서
> 길길이 날뛰며 온갖 말들을 주절주절 늘어 놓는다..
> 사람들은 모두 단체 응원에 갔는지 고요하기만 한 아파트.
> 울집 아그들 소리가 천정을 울리고
> 열린 문을 통해 동네를 뒤흔든다...
> 에구에구...시끄러워도 설마 오늘이야 참아주겠지!!!
>
> 열광과 흥분의 도가니속에서
> 연장전 까지....그래. 누구든 먼저 차버려~
> 아슬아슬한 순간이 몇차례 지나고...
> 안정환의 슛~~~~~ 천정까지 튀어 오른 아이들..
>
> 감격..다행.. 기쁨...흥분...
> "엄마, 나 울고 있니? 엄마, 나 울고 있어!!!!"
> "그래...임마. 쨔샤~~ 울어...울어...괜찮어!!!!!"
> 발갛게 상기된 얼굴...아악ㄱㄱㄱㄱㄱ.....
> 딸랑이에게 휴지를 던지며 열광 또 열광...
> 울들 말고 아파트 단지는 당최 적막이다.
>
> 흥분이 지나쳤는지...
> 아이들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 뉴스에 코를 박더니 숨을 죽이고 본다
>
> 아아...
> 이겼네? .이겼어!!
> 어떻게 어떻거나 이겼어....이겼다니까!! ......
>
> 새벽이 되도록
> 거실에서 뉴스를 보던 딸아이는 자러 가고
> 응원에 지친 딸랑이 곯아 떨어졌다
>
> 아침.
> 누구말 처럼
> 흥분의 날이 지나도 아침은 다시 오네 그려~
> "엄마, 나 오늘부터 학교 갔다와서 공부 시작할꺼야!"
> "그래..그래...엄마가 언제 뭘 말리든!!
> 공부시작이든 음악 시작이든 ....니 맘대로 혀!"
>
> 아그 둘
> 하나는 축구코치
> 하나는 음악적성 백퍼센트..
> 과학적 사고 영점 팔 퍼센트....
>
> 어떻게 이런 일이...
> 불가사의 ...이다 못해...
> 머리가 아프도록 난해한..
>
> 그래..
> 뭐든 ...포기 하지 않고 ...
> 끝까지 하다보면
> 그게 어떠하든 무엇이든 결과는 나오리!!
>
> 인생도 그런 걸꺼야!!
>
> 짜식
> 오늘부터 결심이라 더니
> 올 시간 넘었는데 어케 된거야?
> .....
>
> 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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