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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방에 올려진 여름님 글 입니다
제가 가끔 거기 글 퍼다 깡통에 올리곤 하는데
"오즈방"이 어디냐꼬?..
주부 포탈사이트에 맡고 있는 게시판 하나 있는데
거기를 다들 "오즈방" 이라고 부릅니다
온통 아줌니들...그러니께 ...주부들만 오시는 곳이랍니다
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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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아직도 통화가 끝나지 않았다.
벌써 한 이십분은 지난 것 같은데 무슨 할말이 저렇게 많을까.
한쪽말이긴 하지만 남편의 대답을 들어보면 뭐 그리 중요한 얘기같지도 않은데
"이제 좀 작작해라아,"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내려가기를 몇번.
"전화세만 많이 나와봐라" 하고 벼르기를 또 몇번.
안듣고 말면 될텐데 난 자리를 뜨지 못하고 옆에서 이렇게 마음을 졸이고 있다.
혹시 내가 없는사이에 무슨말이 왔다갔다 할까봐서인지 나도 나를 모르겠다.
무관심 하지 못하고 다른곳으로 자리도 뜨지 못하고 그저 남편에게 등을 보인채 죽어라 타자연습에 열을 올린다.
말이 타자연습이지 나는 신경을 곤두세워 모든감정을 질투로 바꾸는 작업에 돌입.
전화통화의 상대방은 다름아닌 남편의 고등학교 동창인데 그가 여자라는 사실이 나를 이렇게 치사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그친구가 몸이 아프다고 아마 전화를 하는 것 같은데 세상에 우리 남편좀 보소
"그래가지고 우짜노, 아이들도 있는데 엄마가 아프면 큰일이재.
하이고 니 정말 착하게 살았구나. 저런 저런...
그럼 우리 한번 만나까. 니 맛있는거 사줄게. 뭐먹고 싶노, 회사주까.
말만해라. 내가 니는 사달라는거 다 사주께.
병원에도 오래 못있으낀데 우짜겠노, 약이라도 지어다먹고 푹 쉬어라.
오늘하루는 집안일놓고 고마 몸조리좀 해라. 니가 건강해야지....."
(저사람 내남편 맞나. 세상에 저런말도 할줄아는가배, 아-씨 갑자기 억수로 억울해지네)
저 이상 부드러운 남자는 없을거야. 약발을 가짓껏받은 내가,
전화하는 모습을 희떡 거들떠 보니 아주 만면에 웃음이 가득한게 즐거워서 어쩔줄모른다는 표정이다.
지금까지 참아온 감정이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지만 나는 자존심으로 버틴다.
이런 십년넘게 살아온 마누라는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저 다정한 말들을 지금 누굴위해 하고 있는거야.
그리고 저쪽 친구분도 그렇지 저렇게 몸 아픈이야기는 자기 남편에게 해야 되는거 아닌가.
그래도 마누라가 안중에는 있는지 전화기를 든채 벌떡일어나더니 밖으로 나가는게 아닌가.
(나는 자존심이 있는사람이다. 치사하게 살지말자. 나의 인격은 아직 바닥이 아니다.)
유치하게 들어날려는 감정을 추스리며, 이제나 저제나 남편들어오기를 기다리는데.
한참후에 남편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들어와서는 "니도 알재 그아 가가 다칬다네"
"어 많이 안다쳤는가보네"
"많이 다쳤는가 우째아노"
"그래도 많이 안다쳤길래 자기한테 전화하지. 경황중에 전화해줘야 할만큼 그사람한테 자기가 중요한 사람은 아니잖아"
내말에는 보일 듯 안보일 듯 가시가 하나씩 돋아나기 시작한다.
뭔가를 느꼈는지 남편도 내 눈치를 한번 쓱 보더니 "그렇겠제" 선웃음을 지으며 마무리를 하고 만다.
얼마전 내가 남자동창에게서 이메일을 받고 즐거워했을 그때가 생각난다.
생각해보면 별것도 아닌데....
그 아무것도 아닌일에 꼭 내물건 허락없이 누군가 함부로 만졌을때처럼 기분이 나빠지고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서는 것은 나만의 남자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일까?
나는 지금도 남자동창과 메일을 주고받고 있으며, 더러는 기다리기도 한다.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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