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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딸기 숨어 익는 그 산엔~~
유월의 시작이 반쯤은 열린
일요일
모처럼 쌓여진 피로를 잊고
산행을 나서는데
바늘 가는 곳에
실이 빠질 수 없다며
내자가 한발 앞서 나선다
산 계곡 초 잎새엔
어느 듯
빨갛게 익어 수줍은 듯
숨어있는 나무딸기가
우리를 반긴다
한참을 주섬주섬 따 자기 한 개
나하나 입에 넣다보니
가시에 긁히는 줄도 모르고
덤풀 속에 갇혀 버렸는데
기왕지사 버린 몸
몇 우쿰을 더 서로의 입에 털어 넣고야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시쿰 달쿰 그리고 약간의 떫은맛을
갈무리하며
산을 오르는데
유월의 땡볕에 데워진 숲 속은
가마 솥은 아니래도
찜질 방 정도는 될성싶다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지만
코앞의 정상은
자꾸만 멀어 보이니
에~~구
이 힘든 고행을
왜 시작했냐는 듯 갈등은
이미 궤도를 넘어섰고
힘겹게 내 딛는 발자욱이
점점 속도를 늦추어 가니
핑계 김에 쉬어 마시는 얼음 물맛은
감로 수가 따로 없다
이윽고 다다른 정상은
바람 솔솔 불어오고
주위가 확 트여 천하를 바라보는 듯
고진감래라 했던가
정상 주는 아니래도 물 한 모금
넘기는 목 줄기로 울컥 치솟는
뿌듯함은 고행 뒤에 따르는 보람일게다
늦은 점심은
찬밥 한 술을 상추쌈에 짱아치를 넣어
한 입 가득 우겨 넣고
어기적대며 삼키는 이 맛
바로 그 맛이야~~
정복의 기쁨을 뒤로한 채
내려오는 발길에
잠시 허무함이 뒤따르지만
말없이 세월의 흐름을 지켜보고 있는
저 낙낙 장송처럼
의연한 삶을 살고싶기에
언제고 다시 찾는 이 고행의 멋진 산
산이 있어 산을 오르니
그 산을 찾는 이 마음으로
유월의 싱그런 바람이 불어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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