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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과 잘못된 애국심
드디어 인간이 만들어낸 행사 중 가장 많은 관심과 흥미를 갖게 한다는 월드컵 대회가 해 돋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성대한 막을 올린다. 양 팀 모두 22명의 선수들이 한데 어울려 하는 공차기 놀이는 강 팀과 약 팀간에 현저한 실력차이에도 불구하고 약 팀이 강 팀을 이기는 이변을 가끔 나타내어 흥미를 더해주고 그래서 많은 국가들 사이에선 복권게임 에까지 이용되는 예측 불허의 스포츠이기도 하다.
그런 축구가 민족과 국가, 종교와 문화적 차이를 뛰어넘는 유일무일 한 스포츠가 되다보니 한 갓 공 차는 운동에서 도시와 지역, 국가와 민족간에 자존심과 애국심을 한껏 일게 하는 도구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온 국민들간에 일체감을 느끼게 해주며 민족의 정체성과 애족애국을 새삼 깨달 케 해주는 점에는 매우 긍정적이지만, 오직 승리만을 간절히 간구하는 나머지 이기면 천하를 얻은 듯 기뻐하다가도 행여라도 지게 되는 경우에는 세상이 끝이라도 나는 양, 비관에 빠져든다거나 폭삭 사그라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는 민도가 약간 낮은 국가의 백성들이거나, 경기 결과를 민족우열성의 척도로 착각하는 단순한 사고의 소유자일 확률이 많을 것 이다.
언젠가도 언급했듯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 사이에 있었던 축구전쟁은 축구경기를 무슨 국가의 생사가 달린 문제로 착각했기 때문이며, 콜롬비아의 어느 대표선수가 자국의 월드컵 경기를 망쳤다는 죄로 무명‘열성애국자’ 총탄에 목숨을 잃은 것도 일개 스포츠 경기의 패배를 민족의 수치로 착각했던 무지함이요 그들의 잘못된 애국심 때문이었다. 맹렬히 응원하던 제 팀이 석패 했다고 크게 소리 내어 통곡하는 것쯤은 있을수 있는 일이라고 해도, 유서를 남기며 세상을 하직하는 소수 중생들의 극렬한 행위에는 그릇된 그이들의 축구사랑 탓 일것이다.
기왕에 하는 경기라면 승리가 패배보다 몇 백배 낫다는 건 말하나 마나…..
가급적이면, 아니, 온 국민들이 간절히 염원하는 16강 진출성공도 말하나 마나.…
그러나 경기결과의 승패를 떠나 온 국민 한 뜻으로 최선을 다한 경기를 염원하기보다는, 오직 16강 진출 성공을 민족의 절대사명으로 확대 해석하려는 일부 원초적 애국 열사들에게는 한마디 아니할 수 없다.
어차피 절대 강자와 절대 약자가 존재하지 않는 축구경기에서, 승리로 장식하면 좋겠지만 행여 16강 진출에 실패하기라도 하면 그땐 어찌하시려는지?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 못지않는 월드컵. 수십억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축구 대 체전을 전 세계 각국민들의 찬사를 받는 성공적인 축제로 마치는 것이야말로 한국팀의 16강 진출, 어쩌면 8강 진출에 성공보다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월드컵진행 성공과 아울러 16강 진출을 간절히 소망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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