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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계곡 물소리에 취해
나는 님이 가신 줄 몰랐나이다.
하얀 포말 용솟음 치는 심장
나는 님이 살고 있다고 알았습니다.
밤사이 내린 비가
떠나버린 님이신 줄
잠 깨고 알았나이다.
사천의 두칠이
> 최후란 님이 쓰신 글입니다.
> 간사한 여우비에도
> 깊은 숲 계곡은 큰기침을 해대며
> 숲 속의 혈관을 크게 부풀립니다
>
> 야생의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는
> 큰 굉음을 지르지만
> 겸손하게 낮은 곳으로만 흐릅니다
>
> 이렇듯
> 숲 속의 소곤거림은
> 여승의 마음을 훔치고
> 책장을 넘기는
> 여승의 손을
> 바람에 꽃잎 흔들리 듯 파르르 떨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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