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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땅쇠님은 알맞게 살이 찐 알맞게 나이를 먹어 가는 알맞은 얼굴 모습을 가지셨다.
말씀도 모습도 웃음도 눈길도 한국인의 표준형이다는 말이다.
우리가 흔히 대하는 중년의 모습이 다 있었다.
나이가 좀 들면 약간은 얼굴에 주름도 지고 검게 그을리기도 하고 또 반백의 머리칼이 휘날리어야 제 격이다는 말이다.
헌데 과연 그런 모습이었을까?
천만에 말씀 만만에 짬뽕이다.
땅쇠님은 약간은 사방에 모서리가 있는 우리 메주형에, 메주를 닮았다는 말은 아니고 메주의 윤곽을 닮았다는 말이다.
전혀 주름살이 안 보이고 하얀 피부를 갖고 계셨다.
아마도 좋은 약은 먼저 드시니 그런가? 아니 자제 분이 피부과 개업의를 한다니 그런가?
하여간 품위가 팡팡 풍겨 나오는데 이 두칠이 다가설 자리가 없었다.
차라리 두칠이 명함을 인계하고 내가 갯땅쇠로 나서고 말까! 오늘은 마당쇠처럼 말이다.
"그럼 빛고을 사람들 남도사람들 다 오신 기여?"
남촌님도 절래 절래 고개를 흔드신다. 나온다고 미리 연락 받은 사람이 이게 다단 말이지.
마 할 수 없지. 경상중도 칠칠이 사 남매가 왔으니 정족수는 되었으니, 제칠이는 남촌님 차로 옮기고 솔로인 빛나리님은 갯땅쇠님의 차에 실려 가자! 무등산으로 산해진미가 기다리는 산해산장으로!~~
차는 저녁 어스름이 스믈 스믈 기어 나오는 산중으로 들어가는데 때맞추어 산 안개가 숲에서 마중을 나온다.
푸른 산색에 하얀 안개는 마치 구중궁궐로 입장하는 느낌이다.
일기예보에는 오늘 내일 억수 같은 장마비가 온다고 했지만 비는 아직 오지 않았으나 날은 구름에 7시도 아니 되었는데 어두웠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저예요."
"누구인데요?"
"저 후란입니다"
"아이고 무지 반갑습니다. 어디에 계신가요? 산장으로 바로 오셔야 하겠습니다. 지금 저희들은 산장으로 가고 있습니다. 찾아오실 수 있으시지요?"
"저기요. 지금 산해산장에서 기다리고 있답니다."
"벌서요?"
휴유이 그럼 됐어! 온다 간다 소식 한자 없던 후란님이 드디어 D데이 날 저 안개처럼 말없이 찾아오신 것이다.
만남에도 이런 극적인 효과와 연출이 필요한 것이야!
이 두칠이와 일행에게 두배의 기쁨을 주기 위해 그 동안 속내를 안보이고 참고 계신 것이다.
"삐리릭 삐리릭"
또 누군인가? 전화를 받자 아리따운 여자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아이고 오늘은 여자 복이 터지는구나. 누구십니까?"
조신하게 목소리 착 깔고 묻는데
"오래비인교?"
"지랄 제칠이가?"
"와요? 실망했심꺼? 창밖에 갱치가 지기줌니더. 저기 함 보이소. 자귀나무 꽃 말이라예."
"자기고 당신이고 마 알았따. 앞이나 잘 보고 가라. 기사보고 일러라! 빨리 가자고 후란님이 기다리신다."
내 차 기사 호칠이 그날 날 황천 보내려고 작정을 하고 왔던 모양이다.
길이 꼬불꼬불하고 어둠이 숲에 묻혀 시야가 어려운데 아마 창 밖 경치에 취했는지 후란님 오셨다니 지 기분에 지 혼자 취했는지 가로등 전부대가 조수석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야! 돌려! 전부대 잖아!"
일촉즉발 순간에 차는 기웃둥 하며 우측으로 가로등을 피했다.
뒤 자석의 복칠이는 혼절하고 말았는지. 개미소리같이 무어라고 말을 했는데 진작 놀란 것 직통으로 받쳐 갈 뻔한 나보다 뒤에서 바라본 사람이 더 놀란 모양이다.
복칠이 혼자 생각해보니 만약 인사사고가 났다면 집에서 쫓겨 날 생각을 하니 아찔한 것이지! 죽다 산 나는 아무렇지도 않는데.
띠블 주간지에 실린 사건이었는데 말이다.
이 장마철 주말에 이상한 남녀들이 번개가 뭔가를 한다고 쌍쌍이 모여 가다 난 사고 이런 기사로.
사천의 두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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