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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팔일.
어버이 날이라는데......
어릴적 내가 한 일 대부분은 카네이션 한송이 어머님님께 달아주는게 까짓것이였는데,
바쁜 출근길에 카네이션 한송이 달아준 작은 꼬맹이 녀석이 그렇게 예뻐 보였는데,
부모님껜 안부 전화 한통화로 때웠으니.......
불효 막심이라.......
띠~띠디디 띠띠~......
“여보세요?”
“아버님이심미껴.”
“그런데 와?”
“죄송함미더~ 꽃도 항개 몬달아 드리구.......”
“이번 공일에 뭐하노?”
“빌로 할일 엄씸더~.”
“그라마 모 심으로 온나!”
“예~ 어무이 이씀미껴?”
“여페 이따, 와? 바까 주까?”
“예~.”
“애비가?”
“어무이 꽃 달아 드리고 시펐는데......”
“괜찬타, 작년에 가져다준거 아즉 이따!”
“......”
지난 주말,
메마른 밭에 물을 주며 고추를 심는데,
서서 일하는 물 주는 일을 나보고 하라시며 아버님이 밭에 엎드리신다.
한해가 다르게 쇄잔해지는 아버님 기력이 안타까울 뿐인데,
어디 말이나 되는 일인가?
사백여평에 엎드려 고추를 다 심었다.
결국 오늘까지 허리 다리 근육통은 풀리지 않았지만......
산다는게 이런건가?
하루 종일 회의다 뭐다 하며 바쁜 와중에 전화 한통화 밖에 할 수 없다는것.
밤 열시가 다 되어 퇴근 하는데,
작은 꼬맹이가 불쑥 봉툴 하나 내민다.
“이기 머꼬?”
“보시면 아라요.”
“내사 마 암만 봐도 모르게따.”
“효도 상품권 이예요.”
“효도 상품권?”
“지금 돈을 가진게 없어서 그렇게 하는 거예요.”
과연 봉투 안에는 넉장의 상품권이 있다.
오만원 짜리 두매,
삼만원 짜리 한매,
이만원 짜리 한매.
효도 상품권 경민(주).....직인.
뒷면엔 이렇게 쓰여 있다.
(사용법)
이만원권.........안마
삼만원권.........심부름
오만원권.........필요한 일
아직 그 효도 상품권을 사용하지 않았다.
아니 사용 할 수가 없다.
이번 주말 부모님께 그 상품권을 드려야 하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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