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
 
 이름 : 김영천 조회 : 484   
  
 
가을이 깊어갑니다.
오즈홈 가족 여러분과 물빛동인 여러분들의
가을이 되시길 바랍니다.



[가을 산]

시: 김영천

雅懷(아회),
가을 산에 틈입하라.

그곳엔 우리가 잊어버렸던 과거가
산국화나 억새의 꽃무더기 속에
숨어 반길것이며,

치운 겨울을 나기 위해
삼가 제 잎들을 털어 몸을 비우는 나무들로
이제 다시 경건한 삶을 볼것이며,

제 홀로 피었다 지고는
차마 남루한 씨앗 하나 맺는 풀꽃에서
당신의 평생을 볼것이며,

혹여 큰소리로 제 이름을 부를라치면
와그르르 쏟아져 내려오는 하늘처럼
마알간 기억들이 메아리쳐 올것이며,

가끔씩은 양지바른 곳에
잣바듬히 누웠다 떠나는 시린 바람끝에서
조금은 슬픈 내음을 맡을 것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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