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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엘비라 마디간(Elvira Madigan)을 보고
두칠이의 졸병수첩에 '다 사랑이다 첫사랑도 풋사랑도 불륜도 다 사랑이다'라고 글을 올리자 여기저기서 내 사랑론에 반박들이 빗발쳤다.
'다 사랑이다. 그 순간 서로가 좋아했다면 사랑이다. 다만 사랑은 영원하지 않을 뿐이다.'
사랑이 영원하길 바라지만 영원한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하룻밤 풋사랑이야 하룻밤 사이고 군바리 졸병사랑도 군대시절 동안이고 굳은 절개 지순한 사랑도 죽음으로 다 끝나고 마니 영원한 사랑이란 없다.
아름다운 영상과 그 유명한 엘비라 마디간 OST 배경음악(모짜르트 피아노 콘스트 21)은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영화였다.
두 아이와 아내를 둔 귀족출신 장교 식스틴과 서커스단의 줄타는 소녀 해드빅(엘비라 마디간)과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이야기이다.
탈영을 한 식스틴은 사랑밖에 난 몰라 라는 어린 처녀의 순정에 한없는 사랑에 빠져 헤어나질 못하고 만다. 가족을 버리고 조국의 기대와 명예를 버리고 정처 없는 산길 들길을 헤매고 다닌다. 그러나 그들을 받아줄 곳은 아무 곳도 없었다.
오직 사랑만 얻는다면 어떤 난관도 헤칠 것 같았지만, 굶주림으로 풀뿌리 꽃잎으로 연명하지만, 허기에 지친 엘비라는 결국 쓰러지고 만다. 장식품으로 호텔비용을 지불하고 아끼던 그림마저 푼돈으로 팔고 남의 집 계란마저 훔쳐 마지막 만찬을 들판에 차려놓고 둘은 죽음을 결심한다. 죽는 길만이 갈 길이라 걸 아는 엘비라 마디간의 간절한 청에도 식스틴은 총을 돌리며 말한다.
"I CAN'T..."
그러자 엘비라는 재촉한다.
"YOU MUST..."
초원에는 하얀 나비가 훨훨훨 저렇게도 마음놓고 사는데 그들은 어디 몸 하나 숨길 곳이 없었다. 저 나비만큼도 못한 가련한 연인들이다.
그들에게는 죽음만이 갈 길이 확실하다!
영상은 마지막 장면을 극적으로 연출한다. 나비를 쫓아 훨훨훨 날아가서 나비를 두 손으로 잡는 순간 사랑하는 연인을 향해 식스틴은 방아쇠를 당긴다. 그리고 연이어 울리는 또 한발의 총성은 영상을 정지화면으로 만들어 버린다.
영원한 사랑을 위해서 죽음을 택했을 뿐이다.
그들은 영원한 사랑을 꿈꾸었지만 죽음은 끝일뿐이다. 영원한 사랑은 없다. 끝일뿐이다.
모든 것을 끝내는 것이 바로 죽음이기 때문이다.
엘비라 마디간는 참 아름다운 여성이다. 사랑을 위해 무얼 해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이다. 그리고 사랑이 배고픔을 극복하지는 못한다는 걸 알았을 때 그는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고자 하는 용감한 여자였다. 넓은 이마에 약간은 볼과 턱이 넓어 오히려 푸근한 마음이 느끼게 하는 여자, 윗입술이 엷어 더욱 매력적인 여자였다. 찰랑이며 흔들리는 긴 머리 블론디는 백미(白眉)였다.
사랑과 죽음 이 영원한 명제에 그만 왈칵 눈물이 나왔다.
자다가 몇 번의 잠을 깬 간밤이었다.
'어디 이런 여자 없나?'
엘비라 마디간 (Elvira Madigan) 1967
감독 스페인 보 비더버그(Bo Widerberg)
출연 토미 베르그덴(Thommy Berggren), 피아데게드 마르크(Pia Degermark)
음악 울프 비욜린(Ulf Bjorlin)
1972 우리나라에 상영
엘비라 마디간역을 맡았던 배우 피아데게드 마르크는 이 영화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음. 실화를 옮긴 영화임.
사천의 두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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