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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님,음악올리기를 성공하셨군요. 정말 축하드립니다. 기분이 너무 좋지요? 저도 처음에 호호님 못지 않게 떨리고 설레었답니다. 그러나 자꾸 해보니 겁도 덜 나고 용기가 생기더라구요. 오늘밤은 호칠님께서 베풀어주신 소스잔치(?)에 참가하여 자세히 살펴보고 무슨 일이 있어도 한 가지 음식(?)은 차려볼 생각이예요. 그렇다고 잠도 주무시지 않고 너무 기대하시면 안됩니다.
청흥둥당동징땅지찡칭쫑쨍
이것은 가야금 12줄의 이름입니다. 서양음의 도레미파솔라시도처럼 생각하시면 되는데 가야금에서는 레솔라레미솔라시레미솔라이지요. 그 중의 지,음을 저는 좋아하는데 서양음의 라,에 해당합니다. 가야금은 안족이라는 기러기발을 놓고 줄을 얹어서 오른손을 사용하여 줄을 뜯고 왼손은 농현을 한답니다. 라,음의 지,는 왼손으로 살짝 짚어서 내면 아주 슬픈 소리를 들려줍니다. 황병기님께서는 그 소리를 눈물에 비유하셨지 싶습니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가야금소리를 들으니 참으로 운치가 있고 어릴적 생각이 납니다. 초등학교 6학년때 친구의 집에 갔는데 한참 놀다가 그녀의 아버님께서 나오시더니 저보고 얘야,이것을 만지면 안된다.그리고 너는 여기 더 있겠니? 아니면 가만히 구경하고 있겠니?...라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무슨 영문인지는 모르지만 더 있고 싶어서 있겠습니다,라고 대답을 하였지요. 그러자 그 아버님께서는 친구에게 너는 가서 옷을 갈아입고 오너라,하셨습니다. 친구와 아버님께서 잠깐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저는 아버님께서 만지지 말라고 한 것을 참지 못하고 만져 보았습니다. 벽에 세워둔 그것은 가야금이었지요. 줄 하나를 살며시 당겼다 놓았습니다. 지이이이잉.......그 소리,잊을 수 없는 그 소리가 지금 생각하니 지(라),음이었습니다.
친구가 옷을 갈아입고 나왔습니다. 그녀는 붉은 치마 노랑저고리의 한복을 입고 가야금을 무릎에 놓고 뜯었습니다. 아버님께서는 장구를 치셨지요. 지금 곰곰 돌이켜보면 그 부녀는 국악의 초보생이였던 것 같습니다. 그녀가 가야금을 타며 부른 것은 노들강변이라는 경기민요였지요. 아버님께서는 매우 흡족한 표정으로 딸래미를 바라보시고 저는 뭔지 모를 슬픔으로 마음이 아렸습니다. 혼자서 이런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아,이 애가 이제 기생이 될려고 그러는구나. 정말 마음이 아프구나. 그런데 이 가야금소리와 노들강변이 어쩌면 이리 듣기 좋을까...나도 이 다음에 크면 기생이 되어야지! (그때 저는 무슨 뚱딴지 같은 생각으로 가야금을 하면 기생이 되는 줄 알았답니다.)
그날 돌아오면서 수도 없이 따라부른 노들강변.
노들강변 봄버들 휘휘 늘어진 가지에다 무정 세월 한 허리를 칭칭 동여 매여나 볼까...에헤요...봄버들도 못믿으리로다 푸르른 저기 저 물만 흘러 흘러 가누나....
호호님,올려주신 음악 들으니 너무 많은 생각들이 떠오릅니다만 여기서 그만 줄이겠습니다.
우리소리,세계 어디에 내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귀한 소리입니다. 부디 많이 많이 아껴주시기를 벗님들께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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