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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님,제가 함부로 답글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대의 글을 읽고 너무 눈물이 나서 이렇게 무례하게 몇 자 적습니다.(그대도 답글을 원하신 듯 하여 그곳에 글을 올려보려 했으나 그곳은 제가 올리는 곳이 아닌 곳인 것 같아 이곳에 마음을 옮겨봅니다.)
은정님,힘든 날들의 연속이시겠지만 어머님을 생각하시며 마음을 굳게 가지시고 열심히 사셔야 한다고 감히 부탁드립니다.
은정님이 이 세상을 떠난다면 누구도 슬퍼하지 않을 것이란 말을 부디 부디 거두십시요. 은정님의 어머님,그리고 그대의 글을 읽었을 모든 분들....그분들을 한번 생각해 보십시요. 모두 가슴 아파하고 그리워할 것입니다. 그것은 누구에게 물어볼 것도 없이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 세상 누가 은정님을 어머님보다 더 사랑하겠습니까? 어머니의 사랑,그 귀한 사랑을 받지 못하는 이들도 엄청나게 많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의 어머님들께서는 지금 시대의 사랑법과 다른 사랑 표현법을 가지고 계실 지 모릅니다. 야단치시는 것,소리치시는 것,짜증내시는 것들도 모두 사랑법의 하나인 것을 저희가 헤아리지 못하고 도리어 화를 내며 달겨들기도 하지요. 그 모든 것이 자식에 대한 사랑과 잘되었으면 하고 바라시는 욕심인 것을 저희가 눈치채지 못하고 당장의 기분 언짢은 것만 생각하지요.
은정님,제게도 은정님의 아버님과 같이 술주정에 행패에 폭언과 구타를 일삼던 친척분이 계셨습니다. 돌아가신 지금도 그 날들을 생각하면 저는 무서워 구석진 곳으로 숨고 혼자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나이가 든 지금도 여전한 것을 보면 어릴 적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가 봅니다. 그러나 은정님,저는 그때마다 그분을 위해 화살기도(짧게 마음을 다해 잠깐 올리는 기도)를 하며 제 마음과 나쁜 기억들을 쫒아내려고 노력합니다. 그 누구도 나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주지는 않습디다. 스스로를 잘 부추기며 반성도 하며 나 자신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해야지,하는 마음을 되새기곤 하였습니다.
은정님,제 글이 무슨 위로가 되겠습니까마는 저는 지금 혼신을 다하여 진심으로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은정님께서 이 글을 꼭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은정님,어머님께서 아무도 모르게 우시는 그 모습을 생각해 보셔요.때로는 그러한 어머님이 너무 청승스러워 더 화가 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어머님이 밉고 보기 싫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머님의 마음은 더 찢어지고 더 괴롭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달리 어떤 말로는 표현 못하시고 자식에게는 나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으실 지도 모를 어머님의 깊은 마음을 먼저 헤아려 주셔야 합니다. 저는 은정님께서 이미 어머님의 그런 마음을 다 읽고 계시다고 생각합니다.
은정님,제 친척분의 술주정,난동이 있는 밤이면 저도 그분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기를 마구마구 바라고 주문을 외우기도 하였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참으로 어처구니 없고 철없던 생각이었다고 여겨지며 부끄럽고 어느 밤은 또 잠자며 가위에 눌리기도 한답니다.
모든 생명은 다 소중하고 귀중한 것입니다.
은정님,은정님의 마음과 눈물을 환하게 꿰뚫어 보았습니다. 그것은 저도 꼭 같은 경험을 했기 때문이지요.
은정님,은정님도 제 마음을 헤아려 주셨으면,하고 간절히 간절히 바랍니다. 제 기도를 들어주시리라 믿으며,은정님의 가정에 더 많은 사랑과 평화가 깃들기를 진심으로 기도드립니다.
은정님,건강하시고 힘 내셔요. 그대를 지켜보며 아끼는 또다른 눈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마셔요!! 잊지 마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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