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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 한공기 다먹고 차 한잔 끓여 바치고 과일 깎아 대령하고 딸랑이 학원갔다 와 밥 먹을때 달푼씨도 같이 앉아 콘후레이크 우유에 말아 토마토 썰어넣고 연유 뿌려 얌얌얌 먹고 방에 들어가 한숨 코 자고 차분이 학교 다녀와 씻고 간식 먹을 때 옆에 앉아 케잌 먹고 딸기 아이스크림 한통 먹고 끄으윽∼ 깡통앞에 앉아 토다닥 좀 놀다가 또 쿠키에 미숫가루까지 마셨건만. 밤 열두시 넘어 피곤에 절은 먹순이 잘려고 불끄고 누우니 달푼씨는 먹순의 두손을 마주 쥐고 "여보야, 배 고프당!"
"배가? 좀전에 아몬드쿠키랑 양갱이랑 우유랑 잔뜩 먹었잖아?" "모리겠다. 와그런지 배가 또 고프다!" "미숫가루 한통 타뒀으니까 먹구 이빨 헹구고 얼른 자아∼ !" "미숫가루 말고 뭐 맛있는 거 없이까?" 잠이 쏟아져 몰려오는 먹순이 창고에 쌓아 둔 과자 아무거나 꺼내 맘껏 먹으라 말하고는 돌아 눕자 "여보야, 그라지말고 이쪽으로 보고 내하고 놀자!" "아함~ 피곤해 그냥 잘래! 자기두 얼른 먹고... 빨리 자아!" 잠이 몰려 오는 먹순과 달리 초저녁에 한숨 자고 난 달푼씨는 눈이 말똥말똥 한지
"여보야, 우리 잠올 때 꺼정 먹고 싶은 음식 야그나 하자!" "난 아무것도 먹고 싶은 것 없고∼ 잠 와-아∼ 잘래∼" "먹순아, 그라지 말고 빨리 먹고 싶은 것 말해봐라!" "자기 먼저 말해에∼∼∼ 아웅 잠 온다아" "나는 시원한 팥빙수 하고 냉커피 묵꼬 싶다" "아까 시원한 오이냉국 해줬는데 하나두 안 먹두만..." "그거는 얼음을 동동 띄와야 되는데 얼음이 없어가 안 시원트라! 새콤달콤한 양념이 입맛 땡기는 쫄면 묵었시마!" "........"
"여보야, 자나? 인제 니 차례구마는 얼른 말해라!" "말하믄 사 주지도 않을꺼면서 아우웅∼ 나 졸려∼∼" "그래도 맛잇는 생각 하면서 누버자모 잠도 잘 올낀데..." "안 그래두 잠 잘 와∼" "햐얀 백설기에 까만콩 톡톡 박힌 것 먹었시모 맛있겄재?" "으응 나는 딸기 파르페에 쵸코 시럽 끼얹은 것! 자기 혼자 두개씩 말해!" "싱싱한 한치회에 상추쌈. 피래미 튀긴거에 양념장 묻혀가 매콤하게 조린것 묵고 시프다!" "나는 땅콩쿠키" "야들야들 하게 삶은 냉면에 시원한 육수... 또 진짜로 만든 전주비빔밥. 우리 전주 갔을 때 묵었잖아! 억수로 맛있대! 여보는?" "난 암껏두 안먹고 싶어!" "내가 낸중에 우리 먹순이 데불꼬 가가 사줄낀데... 빨리 생각해보고 말해봐라!"
"토마토 쥬스에 화이트 케익" "나는 돼지 기름 들들 넣고 볶은 옛날짜장면 하고 우리 아부지하고 같이 묵으러 갔던 계란물 씌워 만든 토스트 묵꼬 접다!" 잠이 쏟아져 아웅거리는 먹순옆에서 달푼씨는 뭣이 그리 먹고 싶은지 끝도없이 "새콤달콤한 생선초밥에 담백한 삼치구이 그라고 하얗게 살쩜 바른 옥돔을 간간한 미역넣고 푹 고아서 만들어가 밥 한그릇 뚝딱 말아묵고.... 얌얌얌∼ 짭짭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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