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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봄날 뭔가 심상찮은 연락을 받았죠.
정들었던 친지어른 한분이 불귀의 객이 되셨습니다.
토요일 퇴근하여 고려대병원 영안실에서 문상을 하고,
일요일 새벽 3시에 발인을 하였습니다.
장지가 멀리 남녁의 밀양이기 때문이었죠.
영구차에 몸을 싣고 오며 가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밤에 집에 도착하여 글을 하나 씁니다.
제목: 회귀(回歸)의 땅
또 한 인생이
불귀(不歸)의 강가를 서성인다.
푸른 꿈을 안고, 젊은이들이 끝없이 서울로 모여든다. 네온사인 반짝이는 불빛을 보고, 부나비처럼 퍼덕이면서 사랑을 하고, 한잔 술로 설움을 씻어낸다. 때로는 한 움큼 성공의 열매도 따지만, 폭포처럼 부서지는 인생의 실패, 좌절, 포기…, 그리곤 또다시 재기의 발버둥…. 그러나 세월의 강은 쉼 없이 흘러만 간다. 어느 가을녘 그 강가에서 서걱이는 푸석한 갈대가 되어 가슴에 품었던 가장 소중한 꿈들을 접고, 화려한 인생의 한 송이 꽃망울을 터뜨리지도 못하고, 결국
남도의 피붙이 땅으로 회귀한다,
빈손을 쥐고…
(2001. 4. 16)
이 글을 읽으시고 기분이 착찹하시죠.
우리 모두 인생을 뜻있게,
그리고 즐겁게 삽시다.
봄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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