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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여 안녕"은 프랑스와즈 사강이 열아홉살때 발표한 소설이다.
발표 되자마자 세계적인 열풍을 불러 일으켰고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대학 일학년때 문고판으로 읽고 새로 읽었다. 프랑수와즈 사강. 오래동안 잊고 있었던 작가다. 이름이 주는 뉘앙스가 이뻤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때 그시절 문고판을 즐겨 읽었던 탓인지 ...헤르만 헷세와 독일의 여류작가
이름이 생각 나지 않는데 "주인공 이름이 니나 붓슈만"이라는 것만
기억이 난다. 작가가 우리나라에 몇번 왔었지요?
사실 무슨 소설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사강의 소설을 읽으면
아니 프랑스와즈 사강이라는 이름만 들으면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
같은과에 다녔던 끝까지 다니지는 못했던 그녀. 입학식날 갈색 무늬
투피스에 짧은 양말을 신고 얌전히 앉아 있던 아이. 우리는 우리가
다녔지만 왜그런지 늘상 어쩔수 없이 우리가 다녔던 그 지긋지긋한
여자대학을 다닌다는 생각을 누구나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70년대였으니 집안형편상 대학 못가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았던 시절에 남들이 들음 얼마나 호사스럽다고 할지 모르지만.
우린 그랫다. 얌전하고 수업시간에는 늘 딴전을 피우고...
미모는 아니었지만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는 얼굴. 비밀같은 것을
간직하고 잇는 듯한 표정으로 언제나 수업시간에 늦었고 갑작스럽게
입을 벌리고 튀어 나오는 듯 노랠 불렀었는데 프랑스와즈 사강의 책을
늘 갖고 다녔다. 그녀 때문에 사강이 쓴 책을 거의 다 읽은 기억이 난다.
그녀가 사강의 책을 탐독 할수록 그녀의 생활은 사강의 책속에 등장하는
여주인공 처럼 변해 갔다. 담배를 피웠고 미대생으로는 보기 드물게
가난해서 알바이트를 했고 그러다 가난한 의대생과 사랑에 빠졌다.
우린 아침마다 그녀에게서 그남자친구와 데이트한 얘기를 들으며
즐거워 하곤 햇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연인에서 애인으로..
그녀는 점점 더 소설속의 여주인공처럼 되어갔고 그녀의 사랑이
우리들 모두의 사랑이 되어갓다.
날이가고 해가 바뀌고 혼란한 세상때문에 학교는 문을 닫고 우리는
더이상 그녀의 러브스토리를 들을 수 없었지만 가난한 의대생과 가난한
여자와의 사랑얘기는 뻔하게 끝이났고 학교가 다시 문을 열었어도
우리는 그녀를 볼 수 없었다. 그녀와 그다지 친하지는 않았지만 가끔식
수업을 빼먹고 버스정류장 까지의 긴 언덕길을 같이 걸으며 수없이
많은 얘길 했었다. 날린 학점 뒤늦게 제출하는 리포트. 텅빈 실기실에
남아 물감이 마를 동안. 그녀와 내가 함께 햇던 시간들은 그런 기억으로
채워져 있다.
프랑스와즈 사강의 소설속에서 빠져 나온 듯 몽롱하게 살던 그녀는
졸업식장에서도 만날 수 없었다. 졸업 후 이런저런 사람들과의 휩쓸림
속에서 간간이 그녀의 소식을 듣기는 했다. 여전히 사강의 작품처럼
행동하며 살고 있었다. 결혼 후 가끔씩 그녀 소식이 궁금했지만
알수 없었다. 결혼 했을까? 결혼에는 어울리지 않는 아이엿는데...
그녀가 나처럼 늙어 흰머리에 주름진 얼굴 일 것 이라는 상상이 안된다.
여전히 싱싱하고 때로 몽롱하고 약간은 퇴폐적인 그러나 매력적인 미소를
띄면서 어디서 살고 잇을지 모르겟다. 죽기전에 한번쯤 만날 수 있을까?
" 그러자 무언가가 내안에서 솟아오르고, 나는 그것을, 눈을 감은 체 "슬픔"이라는 이름으로 맞이한다. 이제 나는, 그것을 기꺼이 받아 들일 것이다.
슬픔이여 안녕!"
슬픔이여 안녕의 마지막 구절이다.
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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