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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저녁거리를 다듬다가 내다보는 창 밖의 풍경이 오늘은 조금 달라져있다.
연두빛 그림자가 온 산에 자욱하다.
"꿔- 꿔ㅡ"
꿩은 아침부터 내내 목 멘 소린데......
산자락, 햇살 잘 들지않는 빈 땅에 선 목련나무 몇 그루는 아직도 고집스럽
게 입을 다물고 서 있다.
어제 내린 비에 벗꽃이 다 졌다고 울상들인데....
봄이 다 지나가 버린다고들.....
지나가는 햇발 몇 자락 입 다문 꽃잎을 간지른다.
이제 그만 화를 풀라는 듯이.
초롱처럼 하얗게 꽃송이가 떠올라 보인다.
이제 마음을 조금 풀어야겠다.
몸이 너무 힘들어한다.
어제는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일박 이일 짧은 여정인데도 학교에서 단체
로 수련회를 떠난 아이가 온 종일 생각키웠다.
아이가 돌아 올 시간이다.
몇 시간 전 부터 올려놓은 제빵기에서, 이제 막쪄진 빵의 구수한 냄새가 퍼
져온다.
부드러운 빵에 딸기잼을 듬뿍 발라 한 입 넣어주고
재미있게 신나게 이야기 쏟아놓을 입모양을 넋놓고
바라보고 싶다.
그렇게 여유롭게 내 마음을 한 올 한 올 풀어 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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