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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님!
같이 떠난다는 친구는 아들 데리고 혼자 바다로 떠났습니다.
전 요즘 뭘 하는지 정신 못차리고 허둥대고만 있네요
오늘 여긴 햇살이 뜨겁다 못해 아주 따겁구요
아침나절에 신문 뽑고 한숨 눈붙였다가 일어나니 벌써 오후네요!
데미님은 날씬하셔도 넉넉했는데 오즈는 무늬만 날씬하면서 좀 깐깐했지요?
암만 노력해도 가랭이만 찢어지지 뱁새 황새 되지는 못해서
그래 요즘은 변신의 노력도 안 기울이고 생긴대로 흘러갑니다.
어제 배고프셨지요? 거기 도착하는 시간 생각을 못하고
손님 대접을 소홀히 해서 미안합니다. 기차 떠나려하니 그생각이 났어요.
달푼씨 만나 같이 집에 오면서 엄청 뜯겼습니다.
아이들 여행하고 싶다거나 시골구경 하고프면 언제든 보내세요
우리 아이들 돌아오면 둘이둘이 친구되니 언제든 환영입니다.
아이들에게 다음에는 아줌마가 맛있는 거 듬뿍 사주겠다고 전해주세요
오즈
> 데미 님이 쓰신 글입니다.
> 오즈님을 만났습니다.
>
> 기차표를 예매하던 그 때부터 괜히 마음이 설레였답니다.
> 민지네 신문에 들어가서 오즈님 긴머리 사진을 몇 번씩이나
> 보면서 확인했었지요.
>
> 아이들도 덩달아 신나서 아침 일찍 일어나서 시키지 않아도
> 제 할 일들을 다 하고 기차 시간을 기다렸었어요.
> 조급증이 심한 우리 아들 때문에 30분이나 일찍 기차역에
> 도착하였답니다.
> 기차에 타고도 신이나서 김천 내릴때까지 떠드는 바람에 누나에게
> 많이 혼나고 갔습니다. 덕분에 저도 혼났어요. 조용히 안시킨다구요.
>
> 맨 끝 칸에 타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가장 꼴찌로 홈을 나갔는데
> 저도 첫 눈에 척 알아보았답니다.
> 긴머리는 아닌 단발머리였지만 오즈님이 환하게 눈에 들어오데요.
>
> 김천 장을 구경시켜 주셨는데 물정을 좀 알면 이것저것 욕심을 부렸을텐데
> 물건이 좋은지도 모르고 비싼지 싼지도 몰라서 구경만 하였답니다.
> 잠시 오즈님댁에서 맛 본 탱크보이..
> 정말 더위를 싹 잊게 하데요..
>
> 그리고 직지사 앞에 가서 먹은 점심 맛을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 대개 관광지 앞에 있는 식당들은 지나가는 손님들 상대하는 것이라
> 별로 성의가 없다고 생각했느데 오즈님께서 데려가신 음식점은
> 깔끔하고 정성스러운 음식이 참 맛있고 좋았습니다.
> 식당에서 주는 밥 한 공기 다 먹어보기는 첨이었답니다.
> 누구든 직지사 가시는 길 있으시면 오즈님께 물어 꼭 그 식당 가세요..
> (저녁 때까지 든든하여서 돌아 온 저녁은 생략하였지요.)
>
> 직지사 계곡에서 아이들은 어느 놀이 동산에 간 것보다 더 즐겁고
> 신나게 놀았어요.
> 중간에 더위를 식히는 소나기가 내렸는데 그 비를 맞으며 놀았으니까요.
>
> 아이들이 물놀이 하는 동안 함께 나누었던 한 수다는 김천에 내려간
>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지요.
> 편하고 넉넉한 마음씨에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를 풀어 놓았어요.
>
> 돌아오는 역에서 딸아이가 그러데요.
> 자기가 생각한 오즈 아줌마랑 많이 다르더라구요.
> 오즈 아줌마라 그러니까 몸집도 좀 있고 그런 분으로 상상했었나봐요.
> 직접 만난 아줌마는 너무 소녀같았데요.
> 저 역시도 그랬답니다. 하얗다 못해 맑간 피부와 연 분홍 쉐타가 어찌
> 그리 잘 어울리시던지...
> 우리 언니가 오즈님과 동갑이라서 언니라 불러도 되겠다 싶었는데
> 저보다 젊어 보이셔서 언니는 안되겠어요.
>
> 오즈님을 만나뵙고 나니 더 좋습니다.
> 글로 만날 때 느끼던 한계를 훌쩍 뛰어넘어
> 이젠 정말 마음으로 서로가 교감할 수 있는 사이가 된 듯이..
> 그렇게 흐뭇한 만남이었답니다.
>
> 하루하루 계획이 참 바쁘게 움직이시면서도
> 하루종일을 함께 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구요.
> 전 날밤 정전이 되는 바람에 친구분과의 계획이 있다는것을
> 미처 알지 못했네요.
> 그랬으면 좀 덜 피곤하게 해드렸을텐데...
> 오늘 하루 푹 쉬실 수 있는 시간이 있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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