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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자지 해지가 아닌듯 합네다.그랴..
흙으로 가는 맘이야 늘 어딘듯 하오리까마는 누구든 곧 그리운 흙으로
오기 마련인듯 합니다.
버려진 고향이 아니라 삶에서 잊은듯한 고향이지요.
세상 만사 다 좋든 한데도,제 테어난 고향의
땅은 찾게 마련인듯 합니다.
해지 하지 마세요.엉감~~~
이젠 엉감의 나이 또한 그럭 저럭 사신듯 한데....
어여 고향을 지키세여~~~
흙은 참으로 좋습네다.
흙의 내음은 그 무엇 보다 아니 똥냄세보다 더 진합니다.
내가 엉감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흙을 좋아 하더이다...후후
> 두칠이 님이 쓰신 글입니다.
> 결자해지(結者解之)!
> 매듭은 묶은 자가 풀어야만 풀린다.
> 일은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국어사전에 풀이다.
>
> 한평생 홀로 사신 외숙모님께서 지난달에 식물인간의 삶을 거두고 저 세상으로 가셨다.
> 일흔이 넘은 노환에다 뇌졸중으로 의식과 활동이 마비되어 석 달을 사시고 가셨다.
>
> 당신의 일생을 기록하자면 그 사연이 한도 끝도 없겠지만 개략으로 정리하면 이러하다.
> 16세에 시집와서 20세에 6.25사변 만나 남편은 행방불명되고 외딸마저 잃고 청춘에 혼자되어 시부보님 모시고 50여년을 사셨다.
>
> 시부모가 맺어준 양아들 얻어 길러 며느리보고 손주 보았으나 양아들마저 나이 마흔에 저 세상으로 보내고 고부간에 갈등으로 갈라서고 말았다.
>
> 과부가 과부 신세 모르고 서로간에 과부 괄세하여 남남이 되고 나니 세 과부집에서 두 과부집인 된 나의 외가였다.
> 외할머니 과부요
> 외숙모님 과부요
> 외사촌 형수가 과부이다.
>
> 오늘이 이 집의 제일 어른이셨던 외할아버지의 제사였다.
> 외숙모님 가신지 한 달이 겨우 지났다.
> 외숙모 가시자 빈집에는 잡풀만 우거지고 천장에서 흙이 사나브로 떨어지는 외가에 모처럼 사람들이 모였다.
> 외할아버지의 세 딸과 사위 그리고 동네 일가들이 모였다.
>
> 그 중에서 아주 귀한 사람이 있었다.
> 외할아버지의 증손주가 되는 내 외사촌형의 아들이 청년이 되어 제 어머니와 같이 온 것이다.
> 참으로 오래된 일이다.
> 이 집에 남자 祭主가 나타난 일이 말이다. 그러고 보니 벌써 나의 외사촌형이 가신지도 십여 년이 지난 일이구나. 그 동안 이 집에는 명절이고 제사 때면 사위와 딸 그리고 외손자들만 와서 선 인사만 하고 돌아간 집이었다.
>
> 제사상이 올려지고 祭禮에 따라 절을 올린다.
> 마땅히 주인공은 童顔의 청년 내 외사촌형을 쏙 빼 닮은 조카가 잔을 올리고 조상님께 고하였다.
> 증조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 그 동안 철마다 명절마다 찾아오지 못함을 용서 구하고 이제 당신께서 몸담아서 살았던 이곳을 떠나 증손자집으로 제사를 옮기오니 다음 忌日에는 이 孫의 집으로 오셔요 라고 무릎 꿇고 엎디려 고하였다.
>
>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 달이 어느 듯 중천으로 떠올라 오두막집 뜨락을 비추고 있었다.
> 달빛에 시려오는 파아란 밤하늘 아래 이야기소리며 웃음소리가 가을밤을 메우고 있었다.
> 텃밭에는 고추가 붉게 익어가고 곁에 선 감나무에서 뚝하고 풋감이 마당에 떨어진다.
> 오늘밤에는 섬돌아래서 귀또리도 부지런히 울어댄다.
>
> 그 옛날 나 어릴 적 외가에서 보내던 날 이 집에는 사람 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왕할머니부터 층층시하 대대 손손 글 읽는 소리와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었다.
> 언제 다시 그 영광과 영화의 시대가 올까?
>
> 이제 닷새후면 팔월 한가위다.
> 그러나 이 빈집에는 이제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이다.
> 아! 이 밤이 지나고 나면 이 빈집에는 다시 적막이 찾아올 것이다.
>
> 당분간 이 집에는 기거할 사람도 찾아올 사람도 없다.
> 그러나 나는 이 집을 차마 떠나지 못하고 있다.
> 오늘 밤 나는 혼자 빈 뜰에 채소밭을 일구었다.
> 그리고 무우 배추 상추씨앗을 뿌렸다.
> 내 조카들이 이 곳을 고향이라고 되돌아오는 날까지 빈집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흙을 팠다.
>
> 이제는 다시 그날의 영화와 영광이 올 희망이 있기에....
> 사람만이 희망이라고.....
>
> 結者解之...
> 내 외숙모님께서 묶은 매듭들은 당신께서 다 안고 가시었다.
> 이제 더 이상 가신 분을 원망하며 살지 않겠다는 내 외사촌 형수님의 말처럼.
>
> "도련님 우리의 시대도 끝나가고 있는데요."
> "이제는 저 아이들의 시대인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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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 09. 07. 두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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