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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많이 무거운 날이었습니다.
그걸 아는지 서울엔 오전내내 비와 함께 흐려있었지요.
우리 두 아이들 운동회 날이었거든요.
전 당연히 참석 못했지요. 늘 있어왔던 일이라 아이들도 별 말이 없이
묵묵히 운동회 응원 소품 준비하고 저희들끼리 응원연습하고 그러더라구요.
근데 어제 밤에 작은 아이가 엄마 정말 못오냐고 그러면서
"엄마랑 함께 하는 게임있는데 나랑 내 친구만 못하잖아" 그러면서 울음을 터뜨리더라구요.
녀석도 엄마가 올 형편이 못 된다는거 다 알지만 그래도 몹시 서운했던 모양이었어요.
그래도 결국은 못 갔습니다.
내년에도, 후년에도 못갈건데...
집에 오니 아이들이 팔뚝에 찍힌 1등과 3등 도장을 내밀며 자랑을 합니다.
작은 녀석은 공책을 두 권이나 상으로 받았다면서요.
섭섭한 마음을 비와 함께 다 씻겨버렸나봐요.
아이들 학교에서 행사만 있다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 앉습니다.
행사 안내장 보여주면서 "엄마는 못 오지?"하는 말이 늘 비수처럼
제 마음에 꽂힌답니다.
그래도 예쁘고 반듯하게 자라는 아이들이 제게는 기쁨인데
저는 아이들에게 무엇이 되어 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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