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주의 상념

꼭 지 

시장 입구 황금당 들어가는 모퉁이에
늘상 시끄러운 리어카 하나.
마치 주인이 아니라는 듯
항상 저만치 떨어져 서 있는 중년의 아저씨.
오늘도 카세트 테잎을 36번 버스 손님만큼이나 싣고
그냥 지나치려고만 하는 내 귀를
스피커로 사정없이 때려댄다.
빨래줄로 칭칭 감아도 여전히 기우뚱한 파라솔 밑에는
스타킹 박스 귀퉁일 잘라 써 붙인 매직 글씨

최신 히트곡
김 건모 짱가
백 지영, 지오디

아버지 보다 머리가 더 희끗한 저 아저씨만 보면
그가 노래방에 가서 짱가를 따라 부를 수 있는지,
백 지영에 관해 세간 사람들이 해 대는 얘기들을 아는지......
그런 것들이 궁금해진다.
오늘은 리어카 앞에 섰지만 난 질문을 던질수가 없다.
테잎만 달랑 하나 사 가방에 넣고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본다.
때묻은 이 천원에
이 짜가 짱가 테잎들을 얼마나 더 팔고야
집으로 돌아 가려는지
아저씨의 얼굴은
늦여름 햇살에 따갑기만하다.


- 2001년 8월 19일 진해시장 앞에서